
연준의 '다이어트'는 성공할 수 있을까? 케빈 워시가 마주한 7조 달러의 딜레마
트럼프의 연준 의장 후보 케빈 워시는 그동안 연준의 7조 달러 규모 자산 포트폴리오를 '비대하다'고 비판해 왔습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그가 막상 운전대를 잡으면 자산 축소가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도입부: 작심삼일로 끝날지도 모르는 '다이어트'
우리는 모두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거울 속의 내 모습(혹은 통장 잔고)을 보며 "이제는 정말 독하게 살을 빼고 군더더기를 덜어내겠다"고 다짐하곤 하죠. 차기 미국 연준(Fed) 의장으로 유력한 케빈 워시에게 그 '거울'은 바로 연준의 대차대조표입니다. 그는 현재 연준의 자산 상태를 마치 '무한 리필 뷔페'를 즐긴 뒤의 과체중 상태처럼 보고 있습니다.
워시는 수년 동안 연준의 거대한 자산 보유량을 '비대하다(Bloated)'고 공개적으로 비판해 왔습니다. 하지만 세계 경제의 중앙은행이라는 막중한 자리에 앉게 될 준비를 하는 지금, 월가에서는 냉정한 현실론이 나옵니다. "말은 쉽지만, 7조 달러(약 9,800조 원) 규모의 덩치를 줄이는 것은 엄청난 비용과 리스크가 따르는 일"이라는 것이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7조 달러라는 거대한 코끼리
워시가 왜 이토록 답답해하는지 이해하려면 숫자를 봐야 합니다. 2008년 금융위기 전만 해도 연준의 자산 규모는 9,000억 달러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팬데믹을 거치며 경기 부양을 위해 채권을 마구 사들인 결과(양적 완화), 그 숫자는 무려 9조 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현재 연준은 '양적 긴축(QT)'을 통해 이를 약 7조 달러까지 줄인 상태입니다. 2조 달러나 줄였다니 대단해 보이지만, 워시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이 거대한 자산 더미가 자유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고 봅니다. 정부가 시장이라는 저울 위에 손가락을 올려두고 무게를 조작하는 셈이라는 거죠.
하지만 KOSPI 시장의 투자자들이나 월가 전문가들은 그가 과연 이 거대한 칼을 휘두를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갖습니다. 현대 금융 시스템의 '배관'이 이미 이 막대한 유동성에 적응해 버렸기 때문입니다. 워시가 너무 빨리 수도꼭지를 잠그려 한다면, 과거 '긴축 발작(Taper Tantrum)' 때처럼 주식 시장이 요동치고 금리가 폭등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습니다.
퀵 테이크: 연준 대차대조표 요약
- 규모: 현재 연준의 자산은 약 7조 달러(약 9,800조 원)로, 정점이었던 9조 달러에서 소폭 감소했습니다.
- 워시의 시각: 케빈 워시는 비대한 대차대조표가 연준을 중립적인 심판이 아닌 '중앙 계획자'로 만든다고 주장합니다.
- 현실적인 난관: 시중 은행들은 2008년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예치금을 필요로 하고 있어, 과거의 '슬림한' 상태로 돌아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 핵심 코멘트: 워시는 오랫동안 연준의 "비대한" 자산을 줄이고 싶어 했지만,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것은 이론만큼 간단하지 않습니다.
왜 중요한가: 당신의 대출 금리와 경제의 '배관'
"미국 연준 금고에 채권이 얼마나 있든 나랑 무슨 상관이지?"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연준의 대차대조표는 우리 집의 '수돗물 수압'과 같습니다. 수압이 너무 높으면(돈이 너무 많으면) 인플레이션이라는 홍수가 납니다. 반대로 워시가 자산을 너무 빨리 줄여 수압이 급격히 낮아지면, 금융 시스템이라는 배관이 덜덜거리며 고장 납니다. 결국 삼성전자나 현대차 같은 기업의 자금줄이 마르고, 개인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치솟게 됩니다.
워시가 공격적으로 자산 축소에 나선다면, 연준이 공식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더라도 시장의 장기 금리는 상승할 수 있습니다. 즉, 여러분의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월가는 워시가 아무리 '매파적'인 소신을 가졌더라도, 취임 첫날부터 경제라는 배관을 터뜨리는 위험을 감수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베팅하고 있습니다.
결론
케빈 워시는 연준에 혹독한 다이어트를 시키고 싶어 하지만, 이미 금융 시스템은 고칼로리 유동성에 중독되어 버린 상태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