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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인스트루먼트, 16년 만의 ‘역주행’… 우리 집 가전제품 ‘두뇌’가 귀해진 이유

2026년 1월 29일출처: MarketWatch

2008년 이후 처음으로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가 계절적 비수기를 뚫고 매출 반등을 예고했습니다. 자동차부터 세탁기까지 들어가는 ‘아날로그 반도체’의 재고 조정이 끝나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메모리 시장에 이어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도 봄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16년 만의 기분 좋은 ‘변칙’

매년 설 연휴가 지나면 지갑이 얇아지는 것처럼, 반도체 업계에도 16년 동안 깨지지 않던 ‘1분기 징크스’가 있었습니다. 바로 연말 성수기 직후인 1분기에 매출이 줄어드는 현상이죠. 하지만 세계 최대 아날로그 반도체 기업인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가 이 징크스를 깨뜨리는 깜짝 발표를 했습니다. 2024년 1분기 매출이 작년 4분기보다 오히려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반도체 시장에서 이는 ‘사막에 눈이 내리는 것’만큼이나 이례적인 일입니다. 보통 TI의 1분기 매출은 제조사들의 생산 감축으로 인해 510%가량 하락하는 것이 정석이었습니다. 하지만 TI는 이번 1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34억37억 달러로 제시하며, 시장이 기다려온 ‘반도체 바닥론’이 단순한 희망 사항이 아니었음을 증명했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TI는 엔비디아처럼 화려한 AI 칩을 만들지는 않지만, 우리 실생활을 지탱하는 ‘아날로그 반도체’의 강자입니다. 현대차의 문이 닫혔는지 감지하는 센서, 삼성 세탁기의 전력을 관리하는 부품 등이 바로 이들의 영역입니다.

지난 2년 동안 TI는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팬데믹 당시 공급망 불안에 떨던 기업들이 마치 ‘사재기’를 하듯 반도체 재고를 쌓아두었기 때문입니다. 일상이 정상화되자 창고에 쌓인 재고가 넘쳐났고, 기업들은 주문을 끊었습니다. 이른바 ‘재고 조정’ 여파로 TI의 매출은 7분기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흐름이 바뀌고 있습니다. 산업용과 차량용 수요는 아직 다소 정체되어 있지만, 그 외 시장이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습니다. 이 소식에 TI 주가는 4% 가까이 급등하며, 투자자들은 ‘진짜 바닥은 이미 지났다’는 확신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핵심 요약 (Quick Take)

  • 징크스 타파: 2008년 이후 처음으로 1분기 매출이 전 분기 대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실적 가이드라인: TI는 1분기 매출을 34억~37억 달러로 전망하며, 시장 분석가들의 예상치(36.7억 달러)를 상회할 가능성을 열어두었습니다.
  • 재고 소진 끝: 고객사들이 ‘패닉 바잉’으로 쌓아두었던 재고를 드디어 다 소진하고 다시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는 신호입니다.
  • 탄탄한 수익성: 불황 속에서도 주당순이익(EPS) 1.20달러를 기록하며 위기 관리 능력을 입증했습니다.

왜 중요한가

반도체 업계에서 TI는 흔히 ‘탄광 속의 카나리아’(경기 변동의 전조)라 불립니다. 의료 기기부터 전투기까지 이들의 칩이 안 들어가는 곳이 없기 때문에, TI의 매출은 애플이나 엔비디아보다 글로벌 실물 경제의 건강 상태를 더 정확히 보여줍니다.

하비브 일란(Haviv Ilan) TI CEO는 실적 발표에서 "우리의 결과는 비즈니스 모델의 강력함과 다각화된 제품 포트폴리오의 가치를 반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TI가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는 것은, 포스트 팬데믹의 숙취에 시달리던 글로벌 제조업 전반이 다시 활력을 찾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국내 투자자들에게도 이는 중요한 시그널입니다. 코스피(KOSPI)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 반등을 이끌고 있다면, TI는 실물 경기와 밀접한 시스템 반도체 시장의 부활을 알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AI(엔비디아)’라는 태양만 바라볼 때, TI는 우리 일상을 돌리는 ‘밥줄’인 아날로그 반도체 시장이 다시 돌아왔음을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결론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16년 만의 역주행은 글로벌 반도체 과잉 공급 시대가 저물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평범한’ 전자제품들이 다시 성장 가동을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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